아침 출근길
집을 나와서 15분에서 20분 가량 걸으면 지하철역에 도착한다.
오늘도 정해진 시간에 집을 나왔다.
아파트 근처에 있는 소공원을 지나서 구름다리를가 있다.
구름다리 옆에는 초등학교가 있다. 이른 시간이어서 등교하는 학생은 없다.
구름다리를 건너고 두번째 소공원을 만날 때 쯤 되면 학생들로 거리가 분주하다.
옆에 고등학교가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 구름다리를 건너면 다시 3번째 소공원이 나오고 곧 종합병원이 있다.
지나고 나면 횡단보도가 있어서 신호를 기다리다가 건넌다.
2분쯤 걸으면 지하철이다.
이것이 아침마다 벌어지는 나의 길이다.
아침 시간 나의 1차적인 목표는 집에서 제일 가까운 지하철역인 평촌역이다.
눈이오나, 비가 오나 동일하다.
매일 걷는다. 목표는 지하철역.
그러다가, 내가 왜 이렇게 바삐 걷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봤자, 지하철역에 도착하는 시간차는 5분인데.
사무실에 출근하는 시간은 거의 9시 근처.
서두룰것 없잖아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서 역까지 가는 길은 나의 1차 목표를 이루기 위해 거쳐갈 수 밖에 없는 과정이다.
이 과정이 무의하면 목표를 이루고 나서도 무의미 하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걸음을 천천히 했다.
공원과 구름다리 그리고 다시 공원이 보이던 풍경이, 중간 중간 나무가 보였다.
좌측, 우측에 자라고 있는 풀이 보였다.
아파트 안에 있는 테니스코트가 보였고, 지나가는 학생의 옷이 보였다.
직장에 출근하는 사람들의 가방이 눈에 들어왔다. 백팩, 서류가방, 종이봉투, 여자들이 드는 핸드백등.
목표를 잊고 과정에 집중한 결과인 것이다.
땅도 보이고, 하늘도 보였다.
나무의 키도 보였고, 풀의 푸르름도 보였다.
새싹도 보였고, 떨어진 낙엽도 보였다.
아침의 산뜻한 공기가 느껴졌고, 지나가던 여학생의 샴퓨 냄새도 느껴졌다.
사람들이 입고 있는 옷이 얇아지고 있었고, 신발이 가벼워 지고 있었다.
목표에서 벗어니 과정에 집중하다보니
살아가는 순간순간의 느낌을 배울 수 있었다.
사람은 점(목표)을 향해 가지만 선(과정)이 그 점을 지나고 나면 다른 점을 필요로 한다.
점이 없으면 선의 종착점을 흔들릴 것이다.
하지만 선이 없다면, 점은 무의미할 것이다.
선(Line), 살아가는 의미일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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