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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벌어지는 일들/꿈만필

문우 3명이 등장하는 스토리 - 제주올레

by 데이터스토리 2016.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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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우 3명이 등장하는 스토리 - 제주올레

 

아침 8시 출발하는 비행기는 탔다. 9시. 제주공항이다.
게이트를 빠져나온 나는 후배인 현동학에게 카톡을 보냈다. 
여기에 온다고 어제 얘기를 미리 해 두었기 때문에 근처에 데리러 왔을 것이다.
바로 답이 왔다. 주차장에서 이리로 온다고 한다.
그랜저를 몰고온 동학은 손을 흔든다. 미리 산 아메리카노 2잔을 들고 차에 올랐다.
동학은 제주도 사람으로 제주사랑이 극진하다. 한 때 잘 읽던 역사책을 뒤로 하고 제주 관련 책만 읽고 있다. 곧 자신이 바라보는 제주의 멋과 맛과 바람이란 주제로 책을 낼 예정이다. 현재 외국인을 대상으로 여행 도우미를 하고 있다. 많은 외국인들이 동학이의 헤박한 지식에 메료되어 관련 인터넷 카페나 SNS에서 유명인사가 되었다. 다랑쉬오름과 곶자왈숲을 항상 추천한다. 제주도의 살아있는 보물이며 후대에 길이 남길 유산이라고 한다. 사실 나는 가 보지는 못했다. 이번 여행에 한번 갈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예약된 관광객이 있다. 오전 시간이 남는 관계로 편의 봐 준것이다.
"형, 어디로 데려다 줄까? 참 식사는.."
"식사는 됐어. 아까 잠깐 김밥먹었어. 1코스로 데려다 줘. 나 혼자 걷게"
아침에 집을 나서면서 김밥집에 들려 한줄 사서 먹었다. 벌써 시간이 많이 지나서 조금 출출했지만 넘길 수 있는 수준이었다.
현동학은 차를 출발 시켰다. 제주시내를 빠져나와 1코스가 있는 동남쪽으로 길을 접어 들었다. 
"동학아. 요즘 어때?"
"괜찮아. 찾는 사람이 많아서 앞으로 2주 동안의 스케쥴은 꽉 차있어."
동학의 얼굴에는 미소가 생겼다. 매일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비슷하 얘기를 반복할 텐데 츨거운가 보다. 아마 관광안내원을 안 했으면 학교 선생님을 했을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얘기하는 것을 즐기는 타입이기 때문이다.
"게스트하우스는 예약해 뒀어. 전화번호 카톡으로 보냈으니 전화하면 돼."
"응"
"그리고 저녁에 그리 갈께. 같이 술 한잔 해" 
"알았어."
어느덧 차는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도로에서 오름입구로 향했다.
1코스 입구인 시흥초등학교가 보인다.
입구에 나를 내려 주고 동학이는 바삐 여행객을 맞으러 떠났다.
제주에 사는 사람들은 나 처럼 전화만 하면 달려와 주어야 하니 피곤할 것 같다. 피곤해서 안 가면 섭섭해 할 것이니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1코스는 말미오름, 알오름을 거쳐 광치기해변으로 이어진다. 약 15Km길이로서 4~5시간 정도 걸린다. 중간에 시흥 해녀의 집이 있다. 거기서 점심을 먹을 것이다. 오름을 오르니 멀리 성산일출봉이 보인다. 대학때 서클이 유도회 여서 성산일출봉에 훈련을 왔던 기억이 난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중간에 내려서 성산일출봉 까지 1시간을 걸어갔다. 그리고 정상까지 올라갔는데, 올라가는 길 한계단 한계단마다 바라보는 바다는 새롭게 보였었다.
지금 여기 말리오름에서 바라보는 성산일출봉은 또 다른 느낌이 생긴다.

날씨가 선선해서인지 사람이 들물다. 그래서 제주 바람을 듬뿍 받으며 걸을 수 있다. 저 멀리 언덕을 내려가는 사람과 1코스 입구에서 올라오는 한 무리의 사람만 보일 뿐 근처에는 아무도 없다. 단지 말이 있다. 방목하는 것인가?

어느덧 해녀의 집에 도착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먹고 있었다.
"몇분이세요?" 해녀 할머니께서 묻는다. 
"저 혼자 입니다."
"음... 저기 혼자 오신분 있는 거기에 합석 하세요."
"예. 알겠습니다."
할머니가 가르치는 방향에 손님 혼자인 테이블에 가서 앉았다.
"실례하겠습니다."
"예." 남자는 짧게 대답을 하고는 창밖을 보고 있다.
해녀 할머니가 오셔서 주문을 받으셨다.
"조개죽 주세요." 맛있다는 얘기가 있는 음식을 주문했다.
조개죽 2그릇 나왔다. 앞에 앉아 있는 분도 같은 것을 주문했나 보다.
우리는 말없이 숟가락을 들었다. 몇 숟갈 먹고서 말을 걸었다.
"멀리서 오셨나 봐요?"
그가 대답한다. "경기도 용인에서 왔습니다."
"예. 용인이요. 저는 양주에서 왔습니다. 반갑습니다."
그가 대답한다. "예. 저도 반갑습니다."
우리는 말없이 남은 죽을 깨끗이 비웠다.
"어느 방향으로 가세요?" 내가 물었다.
"성산일출봉 쪽으로 갑니다." 그가 답한다.
"저랑 같으네요. 같이 걸읍시다." 그는 머뭇한다.
"예.. 같이 가시죠." 그가 답해 주었다.
1코스 남은 길 동안 내 얘기를 늘어 놓았다. 누군가가 내 얘기를 이렇게 길게 들어 준 것은 처음이다. 제주의 올랫길의 묘미인가 보다.
그는 이름이 정규익이고,  걷는 것을 좋아하고 멍때리기를 취미로 한다고 한다. 이번 제주도 올래길로 멍때리기 위해서 온 것이라고 한다.
어느 덧 1코스의 종점인 광치기 해변에 도착했다. 이미 도착한 올랫꾼들이 바닷가를 보면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해변 중간쯤에 카페가 보였다.
"저기서 잠시 쉬었다 가시죠?"
우리는 카페에 들어가서 커피를 주문했다.
"오늘 어디서 주무시나요?"
"아직 정한 곳은 없습니다." 그는 무작정 떠났나 보다. 단지 걷고 생각하고 또 갇고 할려고 여기를 왔나 보다.
"그러면 제가 묶는 곳 어떠세요" 제주사람인 동학이가 잡아준 곳으로 아는 분이 하는 곳이라고 한다.
"예. 좋습니다. 따라 가겠습니다."
게스트하우스에 전화를 하니 데리러 와 주셨다. 차로 10분 정도의 거리였다. 방에는 2층 침대 3개가 놓여있었다. 아래쪽 칸에 각각 짐을 풀었다.
게스트 하우스에서 준비해 준 저녁을 먹을 때 동학이가 들어왔다.
"형, 오늘 어땠어."
"오늘 좋았지, 날씨도 선선하고, 여기 계신 분과 얘기하면 오니까 힘든 줄도 몰랐다. 참, 인사들 해" 서로를 인사 시켰다.
"반갑습니다. 현동학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외국인 여행도우미를 하고 있습니다." 
"아~,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정규익입니다. 경기도 용인에 살고 있습니다." 머리를 긁적이더니 "직업은 형사입니다. 평소에 쇠소각을 좋아했었습니다." 걷는 내내 조용히 있던 이친구 직업을 드디어 알게 되었다. 형사였던 것이다.
동생은 게스트하우스 주인을 부른다.
"정연이 형. 우리 여기 한잔 할 껀데, 같이 해." 동학이가 외쳤다.
"동학아, 잠시만."
주인이 우리있는 쪽으로 왔다. 우리 모두를 쳐다보더니
"저희 집은 매일 삽겹살 파티를 합니다. 여행객들끼리 안면도 익히고 걷으면서 겪었던 경험도 공유하게 하려고 몇 달 전부터 하고 있습니다. 오늘 두분 포함해서 여섯분이 묶으십니다. 나머지 네분은 오케이 하셨는데, 어떠세요. 회비를 따로 걷습니다. 1만원입니다."
우리는 서로를 잠시 처다보았다. 
"좋습니다."우리는 의견일치를 보았다.
주인내외가 사는 집 뒤뜰에 조그만한 바베큐장이 있었다. 이미 네분이 나와 계셨다. 여자 두분과 남자 두분이었다. 우리는 서로 눈인사를 나누며 합석을 하였다.
석쇠에 고기는 익어가고, 배는 불러왔다. 맥주를 마시며 서로의 얘기를 나누는 사이 달은 이미 중천을 지나 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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