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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이야기 속 데이터

#13. ‘에스토니아’ 정부는 소(牛)에게 방귀 세를 부과했다. 왜 그랬을까 ?

by 데이터스토리 2017.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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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에스토니아’ 정부는 소(牛)에게 방귀 세를 부과했다. 왜 그랬을까 ?


오늘 따라 하늘은 맑게 개었다. 바람도 따뜻하게 불어왔다. 가끔 날리는 먼지도 바람이 잦아들자 제풀에 땅에 떨어졌다. 에스토니아 정부청사 뒤뜰, 테라스에는 테이블에 몇개 있었다. 그 중 한곳에 중년의 남자 둘이 심각한 얼굴을 하고 앉아 있다. 대통령과 환경부장관이다.


“환경부 장관, 이번 국제 회의에서 좀 창피하더군요.“ 대통령은 못 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일 때문이신가요? 그래도 이번 회의 성과는 좋았던 것으로 전해 들었습니다.” 환경부를 담당하는 코니 장관은 대통령의 말이 무슨 뜻일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우리나라가 여기 발틱 3국 중에 제일 잘 나가잖소. 2004년에는 덴마크한테 이산화탄소 배출권(CO2쿼터)도 팔았잖아요. 

그런 우리의 의지를 좀 더 잘 알려야겠어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분석한 자료를 봤어요. 

흥, 세상에. 

우리나라 전체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25%가 소(牛) 때문에 발생하더군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 지……” 2006년에 취임한 ‘토마스 헨드리크 일베스’ 대통령은 탁자에 놓인 커피를 마시며 장관에게 속내를 꺼냈다.


“무슨 말씀하시는 지 알겠습니다. 저희 에스토니아는 국토 전체가 평지입니다. 

삼림과 습지 그리고 목초지는 소를 키우기에는 최적의 상태입니다. 

고기를 좋아하는 국민들의 식성 또한 한 몫을 차지합니다.” 장관은 앞에 놓인 물잔에 들은 물을 벌컥거리며 마셨다. 

잔을 내려 놓고는 가져온 서류철에서 자료를 하나 꺼냈다.


“이것을 보시겠습니까? 소 한 마리가 만드는 메탄가스 양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소는 되새김질이 심합니다. 이 과정에서 메탄가스가 만들어집니다. 이 가스는 트림을 하거나 숨을 쉬면서 배출됩니다.

물론 방귀를 통해서도 많이 배출됩니다. 

하루 평균 이산화탄소는 1500리터를 내뿜고 메탄가스는 350리터를 발생시킵니다. 

자동차 한대와 맞먹습니다. 

저희 에스토니아의 메탄가스 전체 배출량의 25%를 소가 만들고 있습니다." 장관은 서류를 대통령 앞으로 더 밀었다.


"음......" 대통령은 몸을 숙이며 자료 가까이 얼굴을 가져갔다.


"여기 비교 자료가 있습니다. 

소가 1년 동안 내뿜는 메탄가스 양는 약 85㎏ 정도라고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약 13억마리의 소가 있다고 하는데요, 1년간 메탄가스는 약 1천105억㎏이 됩니다. 

전 세계 배출양의 13%에 해당합니다.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 보다 23배 강한 온실효과가 있기 때문에 지구온난화에도 더 심한 악영향을 줍니다.” 

장관은 현재 상황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손가락으로 해당 자료를 두드렸다. 다음 얘기를 이어서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대로 있을 순 없어요. 대책은 가지고 오셨겠죠.” 

대통령은 기대하는 눈빛으로 장관이 처다보고는 서류에 다시 눈을 두었다. 

자료의 내용이 믿기지 않는 지 눈을 더욱 가까이 댓다. 

'흥, 소가 가스를 그렇게 많이 배출해......'  대통령은 믿기지 않았다.


장관은 대통령의 그런 모습을 보며, 대책을 얘기했다.

"그것은, 세금을 매기는 것입니다. 

소 한 마리당 년간 100달러를 부과하는 것입니다. 

오세아니아 대륙에 있는 뉴질랜드는 2003년에 세금적용을 추진했지만, 농민의 반발로 백지화 되었다고 합니다. 

옆에 있는 덴마크도 세금적용을 추진하려고 합니다.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서 ‘오염자 부담원칙’을 적용한 것입니다. 

거두어 들인 세금은 기술개발에 전액 사용될 것입니다.” 

장관은 말을 마치고 찻잔을 잡았다. 다 식어 있었다. 벌써 시간이 많이 흘러 간 것이다.

멀리 서 있는 수행원에게 손짓을 보냈다. "차가 식었아, 다시 가져오라고 해." 라고 낮은 목소리로 얘기했다.


“좋아. 내년부터 시행하도록 하세. 

관련 부처에 연락하고 세부일정을 잡는 것은 환경부에서 진행해 주게. 

수고 많았어. 환경은 후손을 위한 것이지, 우리는 빌려 쓰는 것이고.” 대통령은 뒷말에 힘을 주며 말했다.

*


에스토니아 정부는 2009년 1월부터 소를 키우는 농가에 방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덴마크에서도 소 한 마리당 약 14만원의 방귀세를 부과하는 세법 개정안의 도입을 추진 중으로 알려져 있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 1순위는 축산업으로 18%가 된다. 

산업부문이 16%, 교통수단이 13.6%로 각각2위와 3위가 된다. 되새김질하는 동물은 소 외에 양이나 염소 등이 있다. 

이 동물까지 합치면 전세계 메탄가스 배출량의 37%를 가축들이 만들어 낸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서도 가축이 기후변화의 가장 큰 주범이라고 한다. 

식생활 및 인구의 증가와 생활 수준의 향상에 따라 가축 사육두수가 점점 늘어날 추세이다. 

2050년에는 1200억 마리로 예측하고 있다. 방귀세 도입 나라가 증가될 것으로 생각되는 대목이다.


가축을 통한 메탄가스를 줄이기 위한 연구가 한창이다. 

영국은 사료에 마늘을 넣으면 메탄가스 방출량이 50% 줄어드는 사실을 발견했다. 

아일랜드에서는 오메가3 지방산을 사료에 첨가하면 메탄가스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생선기름 2%를 첨가하였더니 메탄가스 21%가 감소 되는 것을 증명했다. 

미국은 사료로 쓰던 옥수수 대신 콩과 작물인 아팔파, 아마씨 등으로 사료로 주었더니 

메탄가스를 18%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농업진흥청은 지방산 혼합물을 썩었더니 약 10%의 메탄가스가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이슈를 제기하고 현상을 정의하고, 원인을 추적한 결과 해결책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이슈의 제기를 제기 한다는 것은 현재의 문제점 즉 아픔을 밝히는 것이다.

온실가스의 주범은 공장과 자동차라고 생각했다. 


산업별 온실가스 발생량을 데이터로 객관화 시켰더니, 실제 주범은 가축이었던 것이다. 

현상을 정확히 아는 것, ‘감’을 객관적으로 증명하는 것, 그것을 위해서는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필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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