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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인문학/칼럼:이야기 속 데이터

#15-피터대제, 다양한 노력으로 걷은 세금, 근대화의 기초를 이루다.

by 데이터스토리 2017.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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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피터대제, 다양한 노력으로 걷은 세금, 근대화의 기초를 이루다.





왕과 자리한 대신들은 왕의 지시에 안절부절했다. 왕은 그런 신하에게 자신의 생각을 주입하기 위해 얘기를 계속했다. 

“정무대신. 우리 러시아는 유럽과 같은 선진국이 되어야 하오. 그러기 위해서는 후진성의 상징일 수 있는 이 수염부터 자르라고 포고령을 내리시오.” 피터왕은 신하에게 지시를 하고 있었다.

“왕이시여, 귀족들은 말을 듣지 않을 것입니다. 긴 수염은 하느님이 주신 것으로 알고 자부심이 대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그 명은 거두어 주십시요.” 정무대신은 왕에게 간곡히 부탁했다.


“그렇단 말이오. 

그럼, 수염을 기르고 싶은 사람에게는 ‘수염세’를 내게 하시오. 

귀족들에게도 마찬가지요. 수염을 기르고 싶은 귀족에게는 세금으로 매년 100루블을 집행하시오. 

‘수염토큰’도 만드시오. 수염세를 낸 사람에게는 이 토큰을 지니고 다니도록 하고, 도시를 통과할 때 특별통행세를 받도록 하시오.”


수염세는 귀족의 반발을 많이 받았지만 7년 후 턱수염을 사라지게 한 효과가 있었다.

러시아는 초기에는 귀족에게만 세금을 부과했지만, 점점 전 계층으로 확대했다. 상위 귀족과 상공업자에게는 100루블을, 일반귀족은 60루블, 평민은 30루블씩 세금을 부과하였다.


러시아 대제 표트르 1세(미국식 발음으로 피터 대제 임)는 22세에 신분을 숨기고 유럽사찰단에 참여하였습니다.

유럽 여러 나라를 돌며 배 만드는 기술과 대포 조작 기술 그리고 수학과 기하학 등을 배웠다. 

피터대제는 러시아가 유럽에 비해 많이 낙후된 것을 알고 유럽의 문물을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했다.


수도를 모스크바에서 상트 페테르부르크로 이전하였다. 이 곳은 북유럽 발트해 인근으로 유럽 쪽 선진 문물을 받아 들이기 위해서 였다. 이 도시 이름은 그를 위한 작업이어서,  ‘표트르의 도시‘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수도로서의 규모와 시설을 갖추기 위한 공사는, 왕과 왕실 가족을 위한 궁, 행정을 위한 공관, 도로 정비와 수도 시설 그리고 하천 등 기반 시설을 만들어 도시화 작업을 착착 진행하였다. 이런 대규모 사업으로 러시아 재정은 점점 말라가고 있었다. 피터 대제는 세수 확보가 필요했다. 그는 당시 진행하던 세금 제도와 유럽의 제도를 연구하였다. 각종 자료 수집과 인근 나라의 세금 징수에 관한 데이터는 피터만을 위한 세금을 만드는 데 유용했다. 그런데, 너무 지나친 노력을 한 것이다.


“이보게 재정장관, 세금을 거두워 들이는 기준이 뭔가?” 피터대제는 대규모 수도 설립 사업에 소요된 자금 부족이 걱정이었다. 장관이라는 사람이 이런 왕의 걱정을 아는 지 모르는 지 돈이 없다고 만 말하고 있는 것이다.

당시 러시아는 정기적인 인구조사를 하고 있었다. 

이것을 기초로 세금 부여와 군인 징병 등 각종 행정용 데이터로 사용하고 있었다.

피터 대제는 정리된 데이터와 거두워 들인 세금을 보니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이다. 그것을 따져 묻고 있었다.


“저희가 집행하는 세금제도는 '토지기준'으로, 각 농가에 세금을 부과하는 ‘가구세’ 방식입니다.”

“그래, 세금은 잘 걷히던가요?”

“그게…… 세금피하는 방법이 각양각색입니다.

저희가 가구를 기준으로 세금을 내게 했더니, 그들은 커다란 집을 지어서 모여 살았습니다.

집은 하나지만, 입구를 같이 살고 있던 가구수에 따라 작게는 3개에서 많게는 8개까지 만들어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그럼, 실제는 5가구가 사는데, 한 집에 다 같이 살고 있는 것 이겠군. 결국 세금은 한가구 만 걷게 되겠군. 한 가구란 말이지. 음 어쩐다지...냐?” 재정대신은 당시 상황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을 하고, 새웠던 대책을 얘기했다.

“그래서 저희는 출입구를 기준으로 세금을 매겼습니다.”

“그래. 그랬으면  세금이 제대로 걷혔을 텐데 그런데도 나라의 재정이 모자란다 말이냐?” 대신은 계속 이야기를 했다.


“저희가 입구 기준으로 세금을 걷자, 농부들은 출입구를 한개만 남기고 생활 하였습니다. 저희 세금 부과 기준이 출입구인지라, 어찌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무대신은 상황을 보고하며 본분을 다하지 못한 책임에 얼굴을 못 들었다.


“이번에 인구조사 한  자료를 보았다. 30년 전 보다 가구 수가 5분의 1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있더군. 그렇게 많이 준 것이 맞느냐, 속이는 것이 아니냐, 사실을 조사해 보았겠지”

“저희도 조사해 보았습니다. 인구가 줄어든 이유는 

현재 진행 중인 대규모 건설사업에 인력이 투입되면서 

이사를 간 가구와 군대에 간 사람, 세금을 피해 산 속이나 먼 곳으로 도망간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저희 조사원에게 뇌물을 주어 빠진 가구도 있었습니다.” 당시 러시아는 조선소 건설이나 운하 건설 그리고 항구건설 같은 대규모 관급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바다가 거의 없는 러시아 이지만 피터대제는 유럽 시찰을 하면서 해양 강국으로 다가서고 싶은 야망을 가졌던 것이다.


“내가 유럽을 다니면서 보니, 세금을 가구 기준으로 집행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 수를 기준으로 부과하는 '인두세'가 보편적이더군. 우리 러시아도 ‘인두세’로 바꾸도록 하게.”

“예. 알겠습니다. 즉시 시행하겠습니다.” 재정장관은 왕에게 인사를 하고 자기 방으로 가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

피터대제에 의해 시행된 인두세는 집행 초기에 세수 증대가 되지 않았다. 인구 조사가 잘 못된 것이다.

인구 조사를 다시 실시했다. 등록되지 않은 사람들이 많이 나왔다.

새로 들어난 사람들에게 4가지 선택권을 부여했다. 

세금을 납부하던지, 농노가 되어 세금을 면제 받던지, 군인 또는 정부관리가 되던지, 아니면 배에서 일하는 노예로 전환하라고 했다. 그러자 대부분 농노가 되거나 노예가 되어 세금을 회피한 것이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세금 내기 싫어하는 사람이 많은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결국 세금을 내는 계층은 지주계층이 많아졌다. 

피터 대제는 안정적인 세금 확보를 위해 지주를 위한 포고령을 내렸다. 농노는 지주 허락 없이 이동을 못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제 농노는 정말 노예가 된 것이다.


세금징수는 군대가 맡았다. 



군인을 통해 납세자를 강력하게 통제하는 세금행정을 펼친것이다. 세금 부과 대상도 다양해 졌다. 특정한 음식물, 임차료, 의류, 말, 모자, 잡화, 숙박시설, 벌통 등 갖가지 것들뿐만 아니라, 수입 수출품은 물론 모든 사업서류, 법적 서류에도 세금을 부과했다. 살아있던, 죽어 있는 어떠한 존재에 세금을 부과했다.


세금의 종류를 다양하게 발전시키며, 세수 감독을 위한 특별 기구를 만들었다. 

점점 늘어나는 세금은 러시아를 부강한 국가로 나아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되어 주었다. 유럽의 여러 가지 제도와 기술을 접목한 러시아는 산업을 통해 근대화의 길로 접어 들었다. 그런데, 이런 부강함이 영토 확장을 위한 전쟁의 서막이 되었다.


피터 대제는 세금 징수는 너무 지독했다. 이런 일도 있었다.

러시아 어느 지역에 귀신이 나온다는 성이 있었다. 그 주변에 이상한 일이 하도 많아 사람들이 가까이 가기를 꺼렸다. 이 이야기를 들은 피터 대제는 유령도 러시아 백성이니 세금을 걷으라는 명을 내렸다. 왕의 명령인지라, 관리는 신하와 병사를 보냈다. 그러나 유령을 만날 수는 없었다. 이 보고를 받은 피터 대제는 본인이 직접 갔으나 당연히 만날 수 없었다. 

왕은 높은 벽에 “그대들은 러시아의 백성으로 인정할 테니, 짐을 알현하라.”라는 내용의 글을 붙여 두었다.

며칠 후 밤이었다. 대제를 시중드는 하인이 방에 들어가 보니, 찻잔이 공중에 떠 있고, 왕은 그 쪽을 향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던 것이다. 그 다음날 왕의 목에는 보석으로 만들어진 목걸이가 걸려있었다. 신하가 묻자 ‘유령이 세금으로 내고 간 목걸이라네’ 라며 보여주었다고 한다.


세금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죽은 자까지 등장시켜 세금을 걷었는지 정말 대단할 따름이다. 필요한 세금 적재적소에 잘 쓰이기 바랄 뿐이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이렇게 말했다. “이세상에서 죽음과 세금만큼 확실한 것은 없다.” 세금과 죽음이 같은 계열에서 다루워져야 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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