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의 미학
어는 덧 아이들이 자랐다. 고1, 중3. 내 머리에는 아직도 아이들이 초3,초4 인 것 같다. 캠핑을 가고 싶고, 공을 차고, 목욕탕에 데려가고 싶다. 여행을 다니고, 밤하늘을 보며 별을 얘기하고 싶다. 고구마늘 구워먹으며, 나의 어린 시절을 들려 주고 싶다. 그러고 싶다. 이제 아이들은 입사의 입구에 서 있다. 아침부터 잘 때까지, 빡빡한 일정에 놓여 있다. 새벽2시 아이들이 자는 시간이다. 그 때까지, 애들은 방에서 나와 아내는 거실에서 책을 본다. 가끔 아이들 방에 과일이나, 과자를 준다. 아이들이 물을 마시러 거실로 나온다. 묻는다. "잘되가?" 어른의 질문이 너무 짧다. 나의 시대는 산업화의 절정이었다. 그 절정의 시기는 좀 오래갔다. 항상 바쁘고, 열정적이고 목적지향적이었다. 윗사람이 시키면 ..
2016. 9. 16.